이사장 인사말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이기훈 이사장
재미한국학교협의회의 제42회 학술대회에 참여하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2020년부터 우리를 괴롭혔던 팬데믹이 끝나고 드디어 작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면으로 학술대회를 치뤘었는데 올해는 다시 온라인으로 열게 되었습니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에 지난 1년간 많은 어려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비온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시련을 겪어내고 더욱 강해지는 협의회가 될 것을 믿습니다. 짧은 시간에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여러 지역협회장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온라인 학술대회가 준비되어 미국과 전세계에서 600명이 넘는 한국학교 선생님들께서 참여하게 되었고 세계 27개국의 한국학교 교사 여러분을 만나게 된 것은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20여년간 세계은행에서 빈곤통계와 빈곤탈출을 위한 경제정책 자문분야에서 연구했습니다. 그동안의 저의 연구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가정이나 국가나 빈곤문제는 바로 교육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후 폐허 속에서 세계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였지만 현재까지도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한 유일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세계은행의 많은 연구 결과는 이러한 기적적인 한국의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교육이었다 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다른 여러 개발도상국가와 달리 우리는 1960년대에 세계은행으로부터 받은 차관을 복지보다는 학교를 설립하고 사범대학에서 교사를 육성하고 선생님들의 봉급을 지불하는 데 지출했습니다. 민간에서는 콩나물을 팔더라도 과외공부를 시켜서 자녀를 대학교에 보내려고 하는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교육열이 정부의 부족한 공적교육자금을 보충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교육에 대한 열정의 근본에는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한글이 있습니다. 음운학적으로 가장 완벽하고 지식정보화시대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한글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앞서갈 수 있고 자신의 글자가 없는 다른 나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국의 경제와 문화가 획기적으로 발전함에따라 한인자녀들의 한국어에 대한 자부심과 관심이 높아지고 세계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2-3년간 미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제2외국어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수가 다른 모든 외국어는 줄어들었지만 한국어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들을 위해 우리의 한국학교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글과 한국문화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학생들과 성인들을 위해 우리의 한국학교가 장소를 제공해 주며 한국문화를 세계에 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은 가정에서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의2세에게 가르치는 것과 다른 면이 있습니다. 이미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소속 여러 한국학교는 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재외한국학교와 동포재단, 한국의 교육부가 서로 합력하여 교재를 공동개발하고 경험을 나누면 다른 지역의 한국학교에서 이를 벤치마킹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조기에 정착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는 지난 43년동안의 경험을 오늘 모이신 세계의 여러 선생님들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소속의 여러 학교와 오늘 참석하신 27개 국가의 학교들과의 자매 결연을 통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올해 학술대회의 주제는 한국학교가 주도하는 미래지향적 창의교육입니다. 인공지능이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현재 우리의 한국어교육도 시대에 맞추어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학술대회에 온라인으로 참가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대면으로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은 내년에 있을 보스턴 학술대회에서 풀기로 하고, 금년에는 과거의 어느 때보다 내실이 있는 학술대회로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기훈 이사장
재미한국학교협의회